제목 10년 하고도 10개월 근무한 박현숙 과장의 퇴직
글쓴이
GTL-CEO 조회수 1132
작성일
2004-04-14
첨부
 

1993년의 유월, 햇살은 빛나고 청주의 서편은 참 시골스러웠던 즈음.
서울에서 고속도로를 내리달려 들어선 청주-나 자신의 충북에서의 비즈니스 역사의 시작이었다. 그와 함께 뗄 수 없는 것은 대학을 갓 졸업한 화목한 가정의 삼남매 중 막내 딸 박현숙과의 만남이다. 현지에서 인력을 선발하고 훈련하여 전문가로 키워 지역과 함께 호흡하겠다는 인력수급에 대한 기본방침으로 그 날 충북무역상사협의회장의 추천으로 첫 사원을 선택의 여지 없이 만난 것이다. 그 시작이 2004년 오늘에 이르러 박현숙과장이 둘째의 출산과 육아를 위해 큰 아쉬움을 뒤로하고 퇴직을 결심하는 첫 직장에서의 10년하고도 10개월의 근속을 이어온 역사를 이룬 것이다.

섭섭함보다 더한 두려움이 든다. 그것은 아마도 너무나 익숙하고 편안함으로 있는 듯 없는 듯 느낄 만큼 동화된 존재에 대해 새로운 인식으로 신경 써 인지해야 하는 대체에 대한 부담감에 연유함일게다.
어쩌면 서로에 대해 아내나 남편보다도 더욱 많은 대화와 삶을 공유했구나 하는 생각에 새삼 큰 인연이고 소중한 것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인생의 큰 획을 그래도 내가 조언하고 지켜보고 격려하는 가운데 보냈다. 오빠의 결혼-아버님의 갑작스런 작고-언니의 결혼-애인 만들고 다투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생일날 100송이의 장미로 인해)-결혼-맞벌이-임신-갑작스런 장기입원-천만다행의 출산-가업의 창립-오래 기다려 온 둘째 아이의 임신-그리고 이제.....

수고했다는 말과 감사의 말을 전해야 하는데 잘가라는 말이 떨어지질 않아 과거를 회상하고 감성을 떠올리며 뭉기적대는 나를 발견한다. 미련 그래 이런 것을 우리는 미련이라고 하나보다. 나이 사십을 훨씬 넘어서야 미련이라는 진정한 의미를 깨달은 것이다.

박과장이 많은 삶의 과정을 지나는 동안 나는 어느새 중년이 되었고, 이제는 아들 여찬이가 내 키만큼 자라 키재기를 하는 눈치고, 박과장이 우리 GTL과 함께 한 기간만큼 딸 하은이가 예쁘게 자라온 것이다. 어쩌면 박과장은 집에서 하은이가 가져가는 삶의 의미만큼 우리 GTL에서 자리매김하고 있었나 보다. 사업에 바쁘다는 핑계로 알콩달콩한 대화의 시간을 자주 갖지 못해 아내와 아이들에게 미안하였는데,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니 빈번한 해외출장과 고객들과의 만남으로 인해 언제부턴가 박과장과도 많은 대화를 갖지 못한 채 오랜 시간이 지나버렸다. 그저 맡기고 밝은 미래와 온전한 믿음만을 담보로 회사일로 혼자 줄달음치며 그녀가 무엇을 고민하는지, 무엇이 아픈 건지, 작은 위로로 일에 의한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배려가 적었음을 반성해 본다.

박과장의 부단한 노력과 성실함이 남선GTL의 성장의 밑거름이 되어 우리의 오늘과 내일을 일구었다. 감사의 패보다도 행운의 황금열쇠보다도 GTL에 오래도록 그녀의 이름을 새겨주고 싶다. 후배들이, 우리의 아이들이 정말로 아름다운 직장인의 모습을 배워가며 인생의 소중한 의미를 간직해 갈 수 있도록 말이다.

벚꽃이 이미 흐드러지게 피었다 지며 꽃잎을 떨구어 버렸다. 뒤늦은 벚꽃을 온전히 느끼고자 산성 안길을 찾았으나 꽃잎만 약간 덜 떨구었을 뿐 그 빛과 자태가 이미 시절을 지난 듯하여 감회가 작았다. GTL과 박과장의 만남은 항상 절정의 벚꽃처럼 좋은 인연으로 만개된 채 머물렀으면 하는 바램이다.

당분간 허전함이 서로에게 각자 있을 것이다. 박과장은 박과장대로, 회사는 회사대로. 아직 그 깊이와 정도는 알 수 없지만 점차 그리움도 배어 날 것이다. 둘째의 순산과 그동안 못다한 엄마, 아내 그리고 며느리와 딸로서 좋은 역할을 수행하길 바라며...
어쩌면 일이 그리워, GTL과 함께하는 삶이 그리워, 다시 일을 결심할런지도....

끝이 없다.
너무나 많은 이야기가 계속되므로.
힘들고 지겹고 어렵고 두렵고 어이없음을 소화하고 밝고 끈기있고 성실하게 그리고 마음으로 일을 수행하고 사장을 믿고 직원들을 이끌어준 점 오늘 깊이 감사를 전하고 싶다.
그립다. 박과장의 눈과 손에 묻어 둔 함께 해 온 일과 사람들...
그리고 축복하고 싶다. 정말 행복한 삶을 살도록.
기도드린다. 건강과 평안을.

편안하고 정직한 기업
(주)남선GTL
대표이사 주용제
April 14,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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